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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이 남긴 '불명예 기록들'…처참했던 11개월의 여정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축구 대표팀 감독이 경질됐다. 지난해 3월 취임 후 1년도 채 계약 기간을 못 채웠다. 그런데도 클린스만 감독은 각종 불명예 기록들을 남겼다. 얼마나 실패한 선임이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이미 부임 초반부터 굴욕적인 기록을 새겼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끈 대표팀은 지난해 3월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을 시작으로 9월 웨일스와의 원정 평가전까지 다섯 경기 연속 무승(3무 2패)에 그쳤다. 1992년 전임 감독제 도입 이래 감독 부임 후 다섯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한 건 클린스만 감독이 처음이었다.그나마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중립 평가전 1-0 진땀 승리로 가까스로 무승 기록을 깨트렸고, 이후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1차전 바레인전까지 A매치 7연승을 달렸다. 다만 이 과정에서 이긴 상대는 튀니지를 제외하고 국제축구연맹(FIFA) 54위~155위 팀들이었다. 튀니지 역시 FIFA 랭킹은 한국보다 낮은 29위(당시 한국 26위)였고, 6만 명에 가까운 일방적인 홈 응원을 등에 업은 경기이기도 했다.홈 이점을 지우고, 만만치 않은 팀들과 치른 아시안컵에선 ‘민낯’이 드러났다. 한국은 지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조별리그와 토너먼트 포함 6경기에서 무려 10실점을 허용했다. 바레인전 1실점을 시작으로 요르단전 2실점, 말레이시아전 3실점 등 조별리그에서만 6실점을 허용했다.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호주를 상대로 연속 선제 실점을 허용했고, 요르단과의 4강전에선 2골을 실점하며 완패했다.10실점을 허용한 한국축구는 이번 아시안컵에서 인도네시아와 함께 최다 실점을 기록했다. 한국이 아시안컵에 참가한 이래 대회 최다실점을 기록한 건 이번이 역사상 처음이다. 64년 만의 우승을 호언장담하며 자신감 넘쳤던 클린스만호는 이같은 굴욕적인 기록에 4강 탈락이라는 씁쓸한 결과 속 조기 귀국길에 올라야 했다. 결과는 결국 ‘경질’이었다. 아시안컵 우승 실패 직후에도 “4강은 실패가 아니”라며 자진 사퇴에 선을 긋던 클린스만 감독은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의 해임 건의와 정몽규 회장 등 집행부의 결단으로 16일 경질됐다. 지난해 3월 취임 후 불과 1년도 채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한 채 한국축구와 인연을 끝냈다.이 역시 클린스만 감독에겐 불명예 기록이다. 한국축구를 이끈 역대 외국인 감독들 가운데 가장 빨리 경질당한 감독으로 남았다. 아나톨리 비쇼베츠 감독이 1994년 7월부터 이듬해 2개월까지 7개월 간 대표팀을 이끌 긴 했지만, 당시 비쇼베츠 감독은 A대표팀을 이끌다 곧바로 올림픽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까지 지휘했다. 한국축구와 통행은 사실상 2년간 이어졌다.이후 거스 히딩크 감독을 비롯해 움베르투 쿠엘류 감독, 조 본프레레 감독도 모두 1년 이상 한국축구를 이끌었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8개월만 대표팀을 이끈 바 있지만, 당시 아드보카트 감독은 2006년 독일 월드컵까지였던 계약 기간을 모두 채운 뒤 계약 만료로 한국을 떠나 클린스만 감독과는 사례가 달랐다. 이후 핌 베어벡 감독을 비롯해 울리 슈틸리케 감독, 파울루 벤투 감독 등도 모두 적어도 1년 이상, 길게는 3년 4개월 동안 대표팀을 이끌었다. 역대 외국인 사령탑 가운데 1년도 채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경질된 건 클린스만 감독이 처음이다.국내 감독을 포함해도 1992년 전임 감독제 도입 이후 사실상 최단기 경질 사령탑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1년도 채우지 못한 채 대표팀은 떠난 네 번째 사례인데, 이 안에는 비쇼베츠 감독과 아드보카트 감독이 포함돼 있다. 그나마 고 박종환 감독이 지난 1995년 2개월 간 대표팀을 이끈 바 있으나, 당시 박 감독은 프로축구 일화 감독을 겸임하고 있던 데다 코리아컵에 나설 프로선발 감독으로 선임됐던 사례라 비교가 어렵다.앞서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는 지난 15일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적인 역량과 재택·외유 등 부임 후 불성실했던 근무 태도, 선수 발굴 의지 부족, 선수단 장악 등 리더십 부재 등을 이유로 해임을 건의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다음날 오전 임원회의를 열고 전력강화위원회 의견에 따라 감독 교체를 결정했다.정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이 경기 운영이나 선수 관리, 근무 태도 등에서 우리가 대한민국 감독에게 기대하는 리더십을 보이지 못했다. 경쟁력과 태도가 국민 기대치와 정서에 미치지 못했고, 앞으로도 힘들다는 판단이 있었다. 아시안컵에서 열렬한 응원을 주신 국민께 실망을 드리고 염려를 끼쳐 사과드린다. 종합적인 책임은 저와 협회에 있다. 원인에 대한 평가를 자세히 해 대책을 세우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명석 기자 2024.02.17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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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한국 선수 유일 아시안컵 베스트11…日·中은 0명

한국 축구의 미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대회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선수 중 대회 베스트11에 포함된 건 이강인이 유일하다. 그는 자신의 첫 번째 아시안컵에서 팀의 4강을 이끌며 활약을 인정받았다.AFC는 지난 12일 저녁(한국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대회 베스트11을 공개했다. 대회 우승을 차지한 카타르가 4명의 선수를 배출했고, 준우승국인 요르단에선 2명이 포함됐다. 이어 이라크·이란·사우디아라비아·호주·한국에서 1명씩 이름을 올렸다. ‘황금 세대’로 이목을 끌었으나 8강에서 짐을 싼 일본은 단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다.이강인은 3-4-3 전형의 오른쪽 미드필더로 이름을 올렸다. 이는 한국 선수 중 유일.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프턴)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선배들을 제쳤다.그만큼 이강인의 대회 활약은 돋보였다. 그는 대회 6경기에서 3골 1도움을 올리며 한국의 최다 득점·공격 포인트 1위를 차지했다. 첫 경기였던 바레인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부터 빛났다. 이강인은 팀이 1-1로 팽팽한 흐름을 이어가던 후반 연이은 왼발 슈팅으로 멀티 골을 완성했다. 특히 첫 번째 중거리 득점은 전성기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를 연상시키는 골로 이목을 끌기도 했다. 단순히 득점에만 힘을 쓴 것이 아니다. 이강인은 3차전 말레이시아전과의 경기에선 날카로운 코너킥으로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의 헤더 득점을 도왔다. 이어 팀이 1-2로 뒤진 후반에는 중거리 프리킥 득점을 터뜨리기도 했다.이강인은 이후 토너먼트에서도 사실상 전 경기 풀타임을 소화하며 한국의 4강 진출을 이끌었다. 대회 내내 이목을 끈 건 이강인의 기록이었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스코어에 따르면, 이강인은 대회에서만 7개의 찬스를 만들었다. 슈팅으로 이어지는 키 패스 수치는 경기당 3.2회에 달했다. 패스 성공률은 89%에 달했다. AFC는 한국이 4강에 오른 뒤 이강인의 활약에 대해 “그는 이번 대회에서 17번의 기회 창출과 6번의 빅 찬스를 만들었다. 대회 내 최다 기록”이라면서 “동시에 16번의 크로스로 가장 많은 크로스에 성공했다”라고 짚었다. 각종 기록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소파스코어 기준, 이강인은 6경기 중 4차례나 이주의 팀에 이름을 올렸다. 조별리그 2차전과, 8강전에서만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대신 대회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아크람 아피프(카타르·8.61)에 이어 대회 평점 2위(8.17)를 유지했다. 소파스코어 선정 대회 베스트11에선 손흥민, 황인범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이어 이강인은 AFC가 선정한 이주의 팀에선 2번 이름을 올렸다. 아시안컵 데뷔전 멀티 골을 터뜨린 조별리그 1차전, 그리고 1골 1도움을 올린 3차전에서 선정됐다. 그는 대회 전체 베스트11에 포함돼 활약을 인정받았다. 유일하게 아쉬운 건 대회 ‘결과’였다. ‘황금세대’로 불린 한국이지만, 4강에서 요르단과 만나 0-2로 지며 짐을 쌌다. 특히 90분 동안 유효슈팅 0개라는 굴욕과 더불어, 아쉬운 경기력으로 마감한 탓에 비난의 시선이 쏟아졌다.이강인은 더욱 단단해지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대회를 마친 뒤 10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한 달 동안 아시안컵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선수들, 코칭 스텝들, 지원 스텝들 함께 열심히 노력했지만 원하는 결과를 이루지 못해 개인적으로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면서 “언제나 저희 대표팀을 응원해 주시는 축구팬 여러분들의 끊임없는 기대와 성원에 이번 아시안컵에서 좋은 결과로 보답드리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많은 축구 팬여러분들께서 실망 하셨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이제까지 그랬던 것처럼 저희 대표팀을 믿고 응원해 주신다면 저희는 앞으로 대한민국 대표팀의 구성원으로서 모두 한 마음 한 팀이 되어 경기장에서 더 발전된 플레이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나아가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 있는 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더욱 정진하겠다고 다짐했다. 끝으로 “소속팀에서도 대표팀에서도 헌신적이고 팀의 승리를 위해 한 발짝 더 뛰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소속팀으로 돌아간 이강인은 한 주간 휴식을 부여받았다.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은 지난 11일 릴과의 2023~24 리그1 21라운드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강인은 긴 대회를 마친 뒤 휴가 중이다. 몸 상태는 좋다. 휴가를 즐기길 바란다”라고 격려한 바 있다.PSG는 오는 15일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리는 레알 소시에다드(스페인)와의 2023~2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1차전을 앞두고 있다. 이강인의 출전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팀 훈련에는 복귀했다.이강인이 ‘절친’ 구보 다케후사와의 맞대결을 치를 수 있을지도 관전 요소다. 두 선수는 나란히 아시안컵에서의 맞대결을 기대했으나, 토너먼트에서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곧바로 파리에서 재회할 기회가 생겼다. 구보는 8강에서 탈락한 이후 곧바로 소속 팀인 소시에다드로 복귀해 공식전 2경기를 소화했다. 공격 포인트는 없었고, 팀은 1무 1패로 다소 부진했다. 아시안컵에서 구보와 이강인의 활약은 다소 엇갈렸다. 구보는 소집 직전 부상 탓에 경기력이 크게 하락했다. 조별리그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한 구보는 이란과의 대회 8강전에서 선발 출전, 1-1로 팽팽한 흐름을 이어가던 후반 22분에 미토마 가오루와 교체돼 임무를 마쳤다. 축구 통계 매체 폿몹에 따르면, 구보는 이란전 67분 동안 패스 성공률 67%(18회 성공/27회 시도)·슈팅 1회·기회 창출 1회·드리블 성공 1회 등 다소 잠잠한 활약을 펼쳤다. 공격 지역에서 날카로운 움직임과 패스가 있었는데, 마무리까지 되진 않았다. 당시 일본은 후반 내내 밀렸고, 추가시간 중 이타쿠라 고(묀헨글라트바흐)가 통한의 페널티킥(PK)을 내줬다. 알리레자 자한카브슈(페예노르트)의 슈팅은 왼쪽 구석을 갈랐고, 일본의 아시안컵 여정은 8강에서 마침표를 찍었다. 일본 역시 한국보다 먼저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대회를 마감한 셈이다.한편 구보가 논란이 된 건 경기 후였다. 당시 일본 매체 닛칸스포츠, 스포츠 호치 등은 “‘대회 내내 그게 한계다’라고 말하는 구보”라며 그의 발언을 조명했다. 구보는 “컨디션이 조금씩 좋아지고 있었다. 내 생각에 다소 이른 시점에 나온 것 같다”라며 교체 시점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모리야스 하지메 대표팀 감독의 선택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낸 셈이다.이어 구보는 “우리는 졌다. 이제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이다. 다시 중요한 경기가 다가온다. 내가 더 잘하길 바란다”면서도 “어려운 시기에 이런 생각이 많이 들지만, 이번 대회에선 이게 내 한계라고 생각한다. 할 수 있는 건 다했기 때문에, 특별히 반성할 부분은 없다”라고 덧붙였다. 매체는 이 발언을 두고 “구보는 다소 불쾌감을 주는 발언을 남겼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김우중 기자 2024.02.13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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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호 '굴욕 역사'까지 남겼다…사상 첫 아시안컵 '최다실점팀' 불명예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이끈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은 한국축구 역사에 굴욕적인 기록들마저 남겼다. 무려 10실점을 기록하며 이번 대회 최다실점(공동)을 기록한 건데, 한국이 아시안컵 최다실점 불명예를 안은 건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지난 11일 카타르와 요르단의 대회 결승전을 끝으로 2023 AFC 아시안컵 일정이 모두 마무리되면서 한국의 대회 최다실점팀 불명예도 덩달아 확정됐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많은 실점을 허용한 팀은 한국과 인도네시아, 단 두 팀뿐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한국이 23위, 인도네시아는 146위다.한국은 역대 최고 전력으로 평가받고도 이번 대회 6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한 경기도 무실점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바레인과 조별리그 1차전에서 1실점(3-1 승리)을 허용한 것을 시작으로 요르단전 2실점(2-2 무승부), 말레이시아전 3실점(3-3 무승부) 등 조별리그를 치를수록 실점이 더 늘었다. 3골씩 주고받는 난타전을 벌인 말레이시아는 FIFA 랭킹 130위 팀, 심지어 당시 클린스만 감독이 손흥민(토트넘)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사실상 최정예 전력을 가동한 경기였다.토너먼트 진출 이후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각각 승부차기와 연장 혈투 끝에 승리를 거두긴 했으나, 16강 사우디아라비아전(1-1 무승부·승부차기 승)과 8강 호주전(2-1 승) 모두 상대에 선제 실점을 허용한 뒤 궁지에 몰렸다. 급기야 요르단과의 4강전에선 후반 내리 실점을 허용한 끝에 0-2로 완패한 뒤 탈락했다.한국축구가 매 경기 실점을 허용한 건 앞서 AFC도 조명한 불명예 기록이었다. 앞서 AFC는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아시안컵은 1996년 대회 이후 한국이 한 경기도 무실점 경기를 치르지 못한 첫 번째 대회”라고 소개했다. 한국은 지난 1996년 대회 당시 조별리그에서 5실점, 8강에서 이란에 6실점(2-6 패)을 각각 허용한 바 있다. 2000년 대회 이후부턴 매 대회마다 적어도 한 경기는 무실점 경기를 치렀는데, 이번 대회에서 그 흐름이 끊겼다. 당시 AFC는 “한국의 이번 대회 실점은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세 대회에서 실점을 합친 11골에서 한 골만 부족한 수준”이라고도 덧붙였다.나아가 모든 대회 일정이 끝난 뒤엔 인도네시아와 더불어 ‘최다실점팀’이라는 또 다른 수모가 한국축구 역사에 남았다. 한국축구가 아시안컵에 처음 참가한 1956년 제1회 대회를 시작으로 대회 최다실점이라는 불명예를 안은 건 15개 대회 만에 이번이 처음이다. 그나마 인도네시아는 4경기, 한국은 6경기 10실점이라 경기당 실점률에선 한국이 그나마 더 나을 수는 있으나 굳이 우열을 가를 필요는 없다. 오히려 인도네시아는 조별리그 베트남전에서 무실점을 기록, 한국과 달리 한 경기만이라도 무실점 경기를 치렀다. 한국은 우승이 목표인 팀이었고, 인도네시아는 이번 대회를 통해 처음 토너먼트 진출이라는 새 역사를 쓴 팀이다. 주전 골키퍼 김승규(알샤밥)의 부상이라는 변수가 발생하긴 했으나, 대신 골문을 지킨 조현우(울산 HD)의 숱한 선방들을 돌아보면 김승규 부상이 악재로 작용했다고 분석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대신 대회 기간 동안 클린스만 감독이 수비라인에 많은 변화를 준 게 오히려 독이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임 후 줄곧 연속성을 강조하며 플랜 A만을 고집했던 클린스만 감독은, 정작 대회가 개막한 뒤엔 수비진에 잦은 변화를 줬다.실제 클린스만 감독 부임 이후 줄곧 오른쪽 풀백으로만 기용됐던 설영우는 대회 도중 이기제(수원 삼성)의 부진·부상 여파와 맞물려 대회 도중 갑작스레 왼쪽으로 자리를 바꿨다. 김민재의 파트너 경쟁에서 정승현(알와슬·당시 울산)에 밀려 지난해 9월 이후 A매치 6경기에서 단 1경기 교체로만 출전했던 김영권(울산)은 대회 막판 4경기 연속 갑작스레 선발 자리에 나섰다.여기에 매 경기 단점으로 지적됐던 중원 조합은 불안한 경기력의 원인이 됐다. 예컨대 박용우(알아인)의 홀로 중원싸움을 펼치는 장면이 많았고, 급기야 요르단과 4강전에선 무의미한 백패스에 실수까지 겹치면서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아시안컵을 앞두고 대부분 홈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이룬 무실점 기록이 조명받긴 했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클린스만 감독 부임 1년 간 수비 조직력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못한 데다 흔들리는 수비진에 대한 대처마저 미흡했던 것이다. 사상 초유의 최다실점이라는 불명예 기록이 남은 배경이다.더욱 안타까운 건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컵 4강에 진출했으니 실패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을 것 같다”며 오히려 지난 여정에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귀국 인터뷰 당시 “중동에서 개최되다 보니 많은 동아시아 팀들, 우리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도 중동 팀들을 상대로 상당히 고전했다. 중동 팀들이 홈경기를 하는 것 같은 분위기에서 경기를 진행했다”며 자신의 전술적인 문제 대신 대회 환경 핑계를 댔다. 10골이나 실점한 굴욕적인 기록조차 철저한 분석은 물론 자기반성조차 없으니, 남은 2년 반의 동행이 무의미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김명석 기자 2024.02.12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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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피파랭킹 '겨우 1계단' 오른다…챔피언 카타르 '20계단 상승' 전망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2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지난해 12월보다 겨우 한 계단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에 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상승폭이다. 조별리그 등에서 굴욕적인 결과들 반복된 여파다.11일 각 A매치 결과에 따른 FIFA 랭킹을 실시간으로 집계하는 풋볼랭킹에 따르면 한국은 오는 15일 발표될 2월 FIFA 랭킹이 지난해 12월 23위에서 한 계단 오른 22위에 오를 예정이다. 아시아에선 일본(18위) 이란(20위)에 이어 세 번째다.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 이후 한때 28위까지 떨어졌던 한국의 FIFA 랭킹은 지난해 9월 기점으로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번 아시안컵을 통해서도 우선 순위를 끌어올리게 됐다. 그러나 세세하게 따져보면 만족할 만한 수치는 결코 아니다. 아시안컵 4강에 오른 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지난해 12월 FIFA 랭킹포인트 1550.65점이었던 한국은 이번 아시안컵 4강 여정 동안 겨우 15.52점을 얻는 데 그쳤다. 이는 나란히 4강에서 탈락한 이란(+45.24점)은 물론 한국보다 앞선 8강에서 탈락한 호주(+15.66점)보다도 아시안컵을 통해 쌓은 포인트가 더 적은 수준이다.한국은 아시안컵 직전 열린 이라크와의 평가전에서 1.65점을 얻은 데 이어 바레인과 조별리그 1차전에서도 8.93점을 각각 획득했다. 이라크와 평가전은 A매치 기간이 아닌 일정에서 이뤄진 평가전이었기에 점수 상승폭은 크지 않았다. 이후 요르단과 조별리그 2차전 2-2 무승부 여파로 8.51점을, 말레이시아전 3-3 무승부로 12.29점을 각각 잃었다. 같은 승점 1이지만 FIFA 랭킹이 크게 앞섰던 한국 입장에선 오히려 포인트 손실로 이어진 결과들이었던 셈이다.토너먼트에서도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5.4점을 얻는 데 그쳤다. 승부차기는 공식 기록으로 무승부로 인정되기 때문에 점수 상승폭이 크지 않았고, 탈락한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소폭 점수를 쌓았다. 그나마 호주와 8강전 연장전 승리로 무려 20.35점을 얻으면서 앞선 경기들에서 잃은 포인트들을 크게 만회할 수 있었다.한국이 조별리그에서 점수를 크게 잃는 등 15.52점을 얻는 데 그친 사이, 나란히 4강에서 탈락한 이란은 무려 45.24점을 얻어 대조를 이뤘다. 이란은 조별리그 3전 전승 등을 기록하는 등 대회 기간 내내 점수를 잃지 않았다. 이란 역시 21위에서 20위로 한 계단 오르는 데 그칠 가능성이 크지만, 한국과 이란의 격차는 15점 정도에서 44점 이상 차로 벌어지게 됐다.사실 한국의 FIFA 랭킹이 22위까지 한 계단 오르더라도 큰 의미를 두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1~2월에 열린 대륙별 국가대항전은 아시아와 아프리카(아프리카네이션스컵) 대륙뿐이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과 호주 등이 점수를 쌓은 사이 21위 덴마크나 24위 우크라이나, 25위 오스트리아 등은 포인트에 변화가 없었다. 조금이라도 점수를 쌓은 아시아 팀들의 순위가 조금씩 상향 조정이 되는 건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아시아에선 일본이 18위로 여전히 유일하게 10위권대를 유지하며 1위를 지킬 전망이다. 다만 일본 역시 이번 대회에서 5점을 잃으면서 순위가 한 계단 떨어졌다. 아시아 톱4 가운데 포인트가 마이너스인 팀은 일본이 유일하다. 일본 역시 조별리그 2차전 이라크전 충격패 여파로 무려 25.46점을 잃은 게 크게 작용했다. 나머지 승리한 경기들에선 점수 상승폭이 크지 않았다. 일본이 한 계단 떨어지는 사이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16강에 오른 세네갈이 17위까지 올라설 전망이다.일본과 이란, 한국, 호주에 이어 ‘아시안컵 2연패’를 달성한 카타르가 58위에서 38위로 무려 20계단이나 순위를 끌어올릴 전망이다. 아시안컵 기간 카타르가 획득한 점수는 무려 90.4점에 이른다. 그 뒤를 사우디아라비아(53위) 이라크(58위) 우즈베키스탄(65위)이 이을 것으로 보인다. 세 팀 모두 3~5계단 정도 순위 상승이 예고됐다.아랍에미리트(UAE)가 64위에서 69위로 떨어진 가운데, 한국을 꺾는 등 준우승 돌풍을 일으킨 요르단은 87위에서 71위에 오르며 새롭게 아시아 톱10에 이름을 올릴 것이라는 게 풋볼랭킹의 전망이다. 그 뒤는 오만(80위) 바레인(82위) 순이다.조별리그에서 사상 첫 무득점 탈락의 수모를 겪었던 중국은 79위에서 87위로 떨어져 아시아 순위에서도 13위까지 밀릴 예정이다. 아시아 11위로 톱10 진입을 외치던 중국축구는 FIFA 랭킹 90위권대 추락 위기까지 내몰리게 됐다. 이번 대회에서 돌풍은 일으켰던 타지키스탄은 106위에서 99위로 7계단 오르고, 태국도 113위에서 101위로 순위를 크게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반면 베트남은 94위에서 106위까지 순위가 떨어질 위기에 처했다.김명석 기자 2024.02.1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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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엔딩'으로 끝나버린 클린스만의 악수들

허망한 탈락이었다.64년 만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던 클린스만호의 여정이 4강(준결승)에서 끝났다. 지난 7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4강에서 요르단에 0-2로 완패한 결과다.우승의 한을 풀 적기라는 기대감이 컸기에 실망감도 컸다. 이번 대표팀은 주장 손흥민(토트넘)을 필두로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황희찬(울버햄프턴) 등 역대 최고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외신들이 한국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았던 가장 큰 배경이었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도, 선수들도 우승을 자신했던 이유이기도 했다.그러나 결과는 ‘제로 엔딩’이었다. 우승이라는 목표는 우승컵 없이 빈손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끝났고, 특히 4강 요르단전에서는 무득점에 유효슈팅 0개라는 충격적인 결과가 남았다. 대회 전반을 돌아보면 결국은 ‘예견된 참사’라는 평가다. 대회 기간 내내 악수(惡手)에 악수만을 더했던 클린스만 감독의 책임이 가장 클 수밖에 없다.최종 엔트리부터 ‘실패’최종 엔트리 구성 단계부터 꼬였다. 이번 대회 엔트리는 23명에서 26명으로 확대됐다. 체력 소모가 큰 포지션을 중심으로 여유 있는 선수 선발이 가능했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은 확대된 엔트리를 어린 선수들을 위한 경험의 장으로 활용했다. 그동안 대표팀에서 제대로 시험대조차 오르지 못했던 이들이 돌연 아시안컵 일원이 됐다.부임 후 선수 풀을 넓히는 대신 플랜 A만을 강조했으니, 26명을 정예로 꾸리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었다. 소속팀에서 기회를 받지 못하던 선수가 승선하거나, 4강까지 치르는 여정 동안 1분도 뛰지 못한 선수가 5명이나 됐던 건 선수 운영 폭이 매우 좁았다는 뜻이었다.그 여파는 고스란히 대회 기간 내내 변수가 됐다. 추가 발탁 없이 4명으로만 구성된 측면 수비는 부진·부상 악재에 흔들렸다. 황의조가 불법 촬영 혐의로 제외된 뒤에도 추가 공격수를 발탁하지 않은 건 조규성(미트윌란)의 거듭된 부진에 적절히 대처할 수 없었던 원인이 됐다. 전술적 패착 반복에 '부상 미스터리'고집에 가까웠던 클린스만 감독의 선발 라인업과 거듭된 패착도 문제였다. 대회 초반엔 측면 수비수 이기제(수원 삼성)가 부진한 경기력에도 2경기 연속 선발 기회를 받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조규성은 대회 기간 내내 경기력이 크게 떨어져 있는데도 6경기 중 4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그가 유일하게 골을 넣은 경기는 후반 조커로 나선 경기였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 파격적인 스리백도 결과적으로는 실패였다.그의 가장 결정적인 패착 중 하나는 조별리그 최종전 말레이시아전 최정예 가동이었다. 로테이션을 활용할 기회였는데도 사실상 최정예를 가동했다. 그 여파는 이후 토너먼트 2경기 연속 연장 승부 등과 맞물려 선수들의 체력 고갈과 경기력 저하로 이어졌다.대회 기간 내내 끊이지 않던 부상 이슈는 미스터리였다. 대회 직전 평가전에서 부상을 당한 황희찬은 불가피한 상황이었지만, 김진수(전북 현대)는 아예 부상을 안은 채로 대회에 나서 초반에 계속 결장했다. 골키퍼 김승규(알샤밥)는 훈련을 하다 십자인대 파열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고, 이후에도 이기제, 문선민(전북) 등 부상 선수들이 끊이지 않았다. 내부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었다.‘무전략·무전술’ 예견된 참사클린스만 감독만의 뚜렷한 전술적인 색깔 역시 찾아볼 수 없었다. ‘클린스만의 전술은 해줘 축구’라는 팬들의 비아냥 역시 특별한 전술이나 세부 전략 없이 오직 선수들 개개인의 역량에만 기댄다는 비판이기도 했다.실제 이번 대회에서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적인 역량이 빛난 경기는 한 경기도 없었다. 한국이 토너먼트 16강전과 8강전에서 후반 막판 상대를 몰아쳤던 흐름은 먼저 골을 넣은 상대가 수비라인을 내린 덕분이었다. 상대를 압도하는 시원한 승리가 없다는 점, 6경기에서 무려 10실점이나 허용할 만큼 수비 조직력이 무너졌다는 점은 클린스만 감독 체제의 전술적인 완성도가 크게 떨어졌다는 의미였다.상황에 따른 대처가 기민한 것도 아니었다. 답답한 경기 흐름이 이어지거나, 득점이 절실한 상황에서도 전술 변화나 교체 등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킨 사례는 없었다. 요르단전 직후 미국 매체 ESPN은 “상대의 압박과 유연한 공격에 클린스만 감독은 아무런 해답도 찾지 못했다”고 한국팀의 경기력을 설명했다. 이번 대회 클린스만 감독의 역할을 압축한 표현이었다.김명석 기자 2024.02.08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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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명은 단 1분도 못 뛰었다…엔트리 구성·체력 관리조차 '실패' [아시안컵]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준결승)에서 탈락한 뒤 씁쓸하게 조기에 귀국한다. 대회 기간 내내 주축 선수들의 체력 부담이 도마 위에 올랐던 가운데, 5명은 단 1분도 그라운드를 누비지 못한 채 아시안컵 여정을 마쳤다. 애초에 최종 엔트리 구성부터 대회 기간 로테이션 등 체력 관리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셈이다.이번 대회에서 그라운드를 밟아보지 못한 선수는 골키퍼 송범근(쇼난 벨마레)을 비롯해 김주성(FC서울) 김지수(브렌트퍼드) 이순민(대전하나시티즌) 문선민(전북 현대) 5명이었다. 김승규(알샤밥)가 훈련 중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당하지 않았다면 조현우(울산 HD) 역시 단 1분도 그라운드를 누비지 못하고 돌아왔을 가능성이 크다. 그나마 골키퍼 포지션의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필드 플레이어 4명이 단 1분도 출전하지 못한 건 쉬이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24일간 6경기나 치른 일정, 주축 선수들의 체력 부담이 극에 달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엔트리 구성 단계부터 이미 ‘헛발질’을 한 결과다. 사실 이순민과 문선민은 아시안컵 이전에도 클린스만 감독으로부터 출전 기회를 많이 받았던 선수들은 아니었다. 이순민과 문선민 모두 지난해 10월 튀니지전이 마지막 출전, 그것도 경기 막판 투입이 마지막이었다. 이후 A매치 기간 때마다 늘 소집됐지만 정작 벤치만 지킨 뒤 소속팀으로 돌아가곤 했다. 아시안컵 이전에도, 아시안컵에서도 엔트리를 채우는 정도의 역할에 그쳐버린 셈이다.센터백 김주성과 김지수의 전 경기 결장은 더욱 안타까운 대목이다. 이번 대회는 23명에서 26명으로 엔트리가 확대됐는데, 클린스만 감독은 어린 선수들에게 아시안컵 기회를 준다는 명목으로 어린 선수들을 엔트리에 포함시켰다. 김주성은 2000년생, 김지수는 2004년생이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정승현, 김영권(이상 울산 HD)에 박진섭(전북)까지 가세하면서 이미 센터백 가용 자원은 4명인 상황에 김주성과 김지수가 더해진 것이다.대회 내내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김민재를 중심으로 김영권 또는 정승현을 파트너로 활용하고, 박진섭을 후반 교체로 투입하는 일종의 루틴을 유지했다. 김주성과 김지수는 그저 벤치에 앉아 경기를 보거나 23명 경기 엔트리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었다. 센터백 ‘포화’는 단 4명만 소집돼 대회 내내 부상·부진 이슈로 흔들렸던 풀백 포지션과 더욱 비교됐다. 센터백 자원을 줄이고 풀백 포지션을 여유 있게 뽑지 않은 여파는 설영우의 혹사 수준의 출전 등으로 이어졌다. 결국 최종 엔트리 구성 자체가 비정상적으로 꾸려졌다는 뜻이다. 이는 부임 후 적극적인 실험 등 선수풀을 넓히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았던 것과 큰 연관이 있다. 26명으로 늘어난 엔트리에 뜬금없이 어린 선수를 소집한 것, 그저 엔트리를 채우는 정도의 역할에 그친 선수들이 적지 않았던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클린스만 감독이 부임 후 1년 가까이 선수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결국 26명의 엔트리를 전부 ‘활용 가능한’ 선수로 꾸리지 못한 것이다. 재택·외유 논란 속 K리그를 등한시했던 것과도 관련이 있다.설상가상 대회 기간조차 다양하게 선수를 활용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중원 포지션은 대회 기간 내내 흔들렸는데도 이순민에겐 끝내 외면을 받았다. 매 경기 선제 실점을 하면서 공격에 힘을 줘야 하는 상황이 많았는데도 문선민은 끝내 출전하지 못했다. 적절한 로테이션이 필요했던 말레이시아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사실상 최정예 라인업을 가동한 패착도 선수들을 다양하게 활용하지 못했던 이유 중 하나가 됐다.비단 단 1분도 뛰지 못한 선수뿐만이 아니다. 부상을 안은 채 대회에 참가하긴 했으나 김진수(전북)는 말레이시아전 이후 부상 여파가 없었는데도 토너먼트 내내 벤치만 지킨 것으로 전해졌다. 조규성(미트윌란)의 부진한 경기력에도 오현규(셀틱)는 교체로만 3경기에 나섰다. 호주전에서 교체로 출전해 깜짝 존재감을 보여줬던 양현준(셀틱)의 활용 시점도 너무 늦어버렸다.손흥민은 단 1분도 쉬지 못했고, 이강인도 호주전 연장 추가시간에나 교체로 빠졌을 뿐 사실상 풀타임을 소화할 만큼 주축 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큰 대회였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호주와의 토너먼트 2연전에서 모두 연장 승부를 펼치는 바람에 그 여파는 요르단과 4강전에서 집중력이 크게 떨어진 원인으로 작용했다. 결국 클린스만 감독은 대회 전 엔트리 구성부터 제대로 하지 못했고, 개막 후엔 전술적인 역량 부족은 물론 선수 활용마저 제대로 하지 못한 셈이 됐다. 결과는 역대 최고 전력으로도 허망한 4강 탈락, 64년 만의 우승 도전 무산이었다.김명석 기자 2024.02.07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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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성 유일한 성공은 ‘조커’였다…클린스만 고집 이젠 꺾일까 [아시안컵]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 여정 속 아쉬움을 남긴 선수가 있다면 단연 최전방 공격수 조규성(미트윌란)이었다. 5경기에 출전해 단 1골. 최전방 공격수로서 아쉬운 득점력뿐만 아니라 공중볼 경합 등 경기력 면에서 팬들의 기대에 크게 못 미친 게 사실이었다.실제 조규성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많은 ‘빅찬스 미스’(4회·공동 1위)를 기록 중이다. 한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선수가 1회를 기록한 손흥민(토트넘)이라는 점, 이번 대회 그의 슈팅 수가 8개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안타까운 기록이다. 그렇다고 장신을 활용한 제공권 능력이 빛난 것도 아니다. 이번 대회 공중볼 경합 승률은 38.89%에 그쳐 이 역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구체적으로 조규성은 지난 조별리그 3경기에 모두 최전방 투톱으로 선발 출전하고도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다. 소파스코어 기준 평점은 바레인전 5.8점, 말레이시아전 6.2점 등 기대에 한참 못 미쳤다. 호주와의 8강전 역시 마찬가지였다. 최전방에 나선 그는 단 1개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고, 공중볼 경합에선 3회 중 1회(승률 33%) 지상볼 경합에선 5회 중 1회(승률 20%)만 각각 이겨냈다. 단 16차례 볼 터치에 그친 뒤 후반 24분 만에 경기장을 빠져나갔다.그런 조규성이 유일하게 ‘빛난’ 경기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전이었다. 당시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은 파격적인 스리백 전술을 가동하며 손흥민을 원톱에 배치했고, 정우영(슈투트가르트)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2선에 포진했다. 대신 조규성은 후반 19분 ‘조커’로 투입됐고,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동점골의 주인공이 됐다. 조규성이 이번 대회에서 유일하게 환하게 웃으며 포효했던 순간이기도 했다. 7일 오전 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대회 4강 요르단전. 결승으로 향하는 마지막 관문을 앞두고 클린스만 감독의 ‘조규성 활용법’에는 그래서 더 관심이 쏠린다. 대회 5경기 중 무려 4경기에 선발로 기용했던 고집을 이어가느냐, 아니면 조규성이 유일하게 빛을 발했던 ‘조커’로 활용하느냐에 대한 관심이다.‘선발’ 조규성의 존재감이 기대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는 점은 이미 앞선 4경기를 통해 충분히 확인이 됐다. 득점력은 물론이고 공중볼 경합 상황에서도 확실하게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는 건 분명 조규성의 컨디션이 크게 떨어져 있거나, 클린스만 감독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조규성을 굳이 선발로 기용할 이유가 마땅치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반대로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확인됐던 ‘조커 조규성’의 활용가치는 충분하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장신 공격수인 조규성이 교체로 투입돼 최전방에 포진하는 것만으로도 상대 수비진엔 큰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전이 그랬듯 지친 상대의 체력을 역이용하면 조규성의 높이도 그만큼 더 효과적일 가능성도 크다.마침 황희찬(울버햄프턴)이 돌아온 만큼 손흥민을 최전방 원톱에 두는 등 다양한 공격진 구성도 가능해졌다. 더구나 조규성은 지난 요르단과 조별리그 2차전에서도 4차례 공중볼 경합 상황에서 모두 이겨내지 못하는 등 아쉬운 경기력에 그친 기억마저 있다. 적어도 이번 대회만큼은 조규성의 경기력이 크게 떨어져 있다는 점을 돌아보면, 조규성 선발 기용에 대한 고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면 탈락’인 토너먼트, 그것도 준결승 무대라면 더욱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한편 4강 상대인 요르단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87위로 한국(23위)보다 64계단 낮다. 지난 조별리그 맞대결에선 2-2로 비겼다. 역대 전적에서는 3승 3무로 한국이 우위다. 만약 한국이 요르단을 꺾고 결승에 오르면 지난 2015년 호주 대회 이후 9년 만이자 두 대회 만이다. 반대편 준결승 대진에선 개최국이자 디펜딩 챔피언 카타르와 이란이 격돌한다.김명석 기자 2024.02.06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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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하는 손흥민, 여전히 필드골이 없다…그래서 더 찝찝한 호주축구 [아시안컵]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의 필드골 침묵이 이어지고 있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와 16강까지 4경기 모두 선발 풀타임 출전하고도 페널티킥으로만 2골에 그쳤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많은 슈팅(20개)을 기록할 만큼 나름 골 욕심을 내고 있는데도 좀처럼 골이 나오지 않고 있다.실제 손흥민은 지난 조별리그 2차전 요르단, 3차전 말레이시아전에서 각각 페널티킥으로만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최전방 원톱으로 자리를 옮겼던 지난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전에선 무려 7개의 슈팅을 시도하고도 끝내 결실을 맺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 20개 이상 슈팅을 기록한 건 손흥민이 유일한데 필드골이 없다.오는 3일 오전 0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호주와의 대회 16강전. 상대팀 호주 입장에서 손흥민의 이같은 침묵은 오히려 더 찝찝한 기록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에서도 최고의 공격수로 활약 중인 만큼 언제든 골을 터뜨릴 수 있다는 ‘경계’가 담겨 있다.호주 매체 노스웨스트스타는 1일 “‘슈퍼스타’ 손흥민은 호감 가는 외모에 뛰어난 기량, 결정적인 순간에 결정력을 발휘하는 축구계 현대판 영화배우”라며 “안타깝게도 한국의 미소 짓는 암살자는 4강 진출권을 놓고 호주 대표팀과 마주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아직 필드골이 없기 때문에, 이번 8강전은 오히려 더 불길하게 느껴진다”고 했다.손흥민이 이번 대회에서 필드골을 아직 넣지 못하고 있는 건, 호주 입장에선 반가운 일이 아니라 오히려 더 불안한 요소라는 것이다. 언제든 골을 넣을 수 있는 월드클래스 공격수인 만큼 언제든 골을 터뜨릴 수 있고, 지금까지 골을 넣지 못한 건 호주 입장에선 오히려 더 불안하다는 의미다. 그 골 침묵을 깨트릴 수 있는 상대가 하필이면 이번 경기가 되진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셈이다. 더구나 호주는 지난 2015년 아시안컵 결승에서 손흥민에게 일격을 당한 적이 있다. 결과적으로 호주가 연장 승부 끝에 승리해 정상에 오르긴 했지만, 선제골을 넣고 우승을 눈앞에 뒀던 추가시간 손흥민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던 순간은 호주 대표팀 입장에선 여전히 쓰라린 기억으로 남아 있다. 당시 아시안컵 이후 손흥민은 아시아를 넘어 유럽 최고의 공격수로 성장했다.호주 선수들도 경계를 놓지 않고 있다. 베테랑 수비수이자 손흥민과 맞대결을 펼친 적이 있는 아지즈 베히치(알 나스르)는 “(손흥민 같은) 세계적인 선수가 경기장에 있을 땐 순식간에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다는 걸 항상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면서 “중요한 건 우리 자신과 우리가 팀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뿐만 아니다. 손흥민을 향해 ‘슈퍼스타’로 언급한 매체 노스웨스트스타는 “한국에는 손흥민 외에도 많은 선수들이 있다”며 “파리 생제르맹(PSG)의 스타 이강인, 울버햄프턴 공격수 황희찬, 장신 스트라이커 조규성(미트윌란) 모두 호주 수비진에 악몽을 선사할 수 있는 선수들”이라고 경계했다.그레이엄 아놀드 호주 대표팀 감독 역시 “지금까지 우리 수비 조직력과 수비 형태는 매우 좋았고 지금까지 단 한 골만 실점했지만, 한국 같은 팀을 상대로는 조금만 공간을 내줘도 실점을 허용할 수 있다”며 “그런 시간과 공간을 주지 않기 위해 조직력을 제대로 갖춰야 한다. 한국 공격을 무력화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호주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5위로 한국보다 2계단 낮은 팀이다. 역대 전적에서는 그러나 8승 11무 9패로 한국이 열세다. 앞선 조별리그에선 B조 1위로 통과했다. 인도와 시리아를 꺾고 우즈베키스탄과 비긴 뒤, 16강에선 인도네시아를 4-0으로 대파했다. 축구 통계 업체 옵타는 호주의 승리 확률을 54%, 한국은 46%로 각각 내다봤다. 김명석 기자 2024.02.02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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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우 '반전 드라마'는 계속된다…승부차기 선방쇼에 16강 베스트11 선정까지 [아시안컵]

‘빛현우’ 조현우(33·울산 HD)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반전 드라마는 계속된다. 김승규(알샤밥)의 부상으로 갑작스럽게 주전 자리를 꿰차더니 지난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에선 승부차기 선방쇼를 펼치며 한국의 8강 진출 일등공신이 됐다. 나아가 아시안컵 16강전을 빛낸 최고의 골키퍼로도 선정됐다.조현우는 1일(한국시간) AFC가 소셜 미디어를 통해 발표한 2023 AFC 아시안컵 16강 베스트11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한국 선수 중에는 유일하다. 조현우가 이번 대회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린 건 처음이다. 앞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두 차례,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이 한 번 각각 선정된 바 있다.조현우는 지난달 31일 카타르 도하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전에서 ‘영웅’이 됐다. 경기 중 두 차례 세이브를 기록한 건 물론 특히 승부차기에서 두 차례 연속 상대 킥을 저지하며 8강 진출의 일등공신이 됐다. 양 팀 두 명의 키커가 잇따라 성공시키며 2-2로 팽팽히 맞선 상황. 사우디아라비아의 세 번째, 네 번째 킥을 몸을 날려 선방해낸 뒤 포효했다. 조현우의 선방쇼 덕분에 한국은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 8회 연속 8강 진출에 성공했다. 마지막 다섯 번째 키커까지 차지 않고도 조기에 승부차기를 끝낼 수 있었던 것도 조현우의 덕이 컸다.그야말로 ‘반전 드라마’다. 사실 조현우는 클린스만호 출범 이후 김승규의 백업 골키퍼였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은 A매치 평가전 2연전조차 조현우에게 기회를 거의 주지 않을 정도였다. A매치 2연전에선 보통 주전 골키퍼와 세컨드 골키퍼에게 번갈아 기회를 주는 게 일반적이지만, 조현우는 대표팀 소집 때마다 두 경기 연속 벤치만 지키는 경우가 많았다. 아시안컵 전 A매치 11경기 가운데 출전 기회를 받은 건 단 두 경기, 나머지는 모두 김승규가 골문을 지켰을 정도였다. 사실상 대표팀 내부 경쟁조차 사라진 상황이라 이번 대회 주전 골키퍼 자리 역시 김승규가 꿰찼다. 지난 바레인과 조별리그 1차전에서도 김승규가 골문을 지켰다. 그런데 바레인전 이후 조별리그 2차전을 준비하는 훈련 과정에서 김승규가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당했다. 결국 김승규는 그대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요르단과의 2차전은 관중석에서 지켜본 뒤 귀국길에 올랐다. 조현우에게 갑작스럽게 주전 골키퍼 역할이 주어졌다.갑작스러운 선발 기회 탓인지 초반엔 적잖은 비판도 받았다. 요르단전에서는 2실점, 말레이시아전 3실점 등 조별리그 두 경기에서 5실점을 허용했다. 수비진이 무너진 탓도 컸으나 결국 골키퍼인 조현우도 책임에서 자유롭진 못했다. 결정적인 위기 상황 팀을 구해낼 만한 선방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비판도 잇따랐다.그러나 조현우는 토너먼트 첫 경기였던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그야말로 ‘빛현우’다운 존재감을 보였다. 후반 시작과 함께 최종 수비라인이 무너지는 바람에 불가피한 실점을 허용했지만, 연장 포함 120분 혈투 동안 1실점으로 상대 공격을 틀어막았다. 역습 위기 상황에서 상대 슈팅을 쳐내거나, 골문을 비우는 과감한 선택으로 상대 공격을 사전에 차단하는 등 단단한 수비력을 보여줬다.나아가 운명의 승부차기에선 ‘영웅’이 됐다. 첫 두 명의 키커의 슈팅은 막아내지 못했지만, 팽팽한 균형이 이어지던 상황에서 두 차례 연속 선방을 선보였다. 조현우가 먼저 균형을 깨트리면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후축으로 나선 한국의 기세도 올랐다. 손흥민(토트넘)을 필두로 김영권(울산)과 조규성(미트윌란), 그리고 황희찬(울버햄프턴)까지 네 명의 키커가 잇따라 성공했다. 토너먼트 첫 고비였던 사우디아라비아전 승부차기 승리, 그 중심에 단연 조현우가 있었다. 외신도 돌아온 ‘빛현우’의 존재감을 조명했다.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월드컵 영웅이 된 지 6년이 지나 조현우가 다시 한번 한국 축구대표팀의 구세주가 됐다”며 “조현우가 놀라운 역전극을 완성시켰다. 덕분에 한국은 1960년 이후 첫 아시안컵 우승에 대한 희망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지난 2018년 6월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이 독일을 2-0으로 꺾었던 날, 조현우의 기념비적인 활약을 봤던 사람이라면 놀랄 일은 아니었을 것”이라며 “당시 조현우는 월드클래스 수준의 선방을 잇따라 선보이며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당황하게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당시 조현우는 6개의 선방을 선보이며 독일전 2-0 완승의 중심에 섰고 경기 최우수 선수로도 선정됐다.ESPN은 이어 “지난 월드컵 때도 조현우를 아는 사람은 많이 았았다. 당시에도 김승규나 김진현에게 밀려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신태용 감독의 천재적인 판단으로 주전으로 올라서 독일을 상대로 맹활약을 펼쳤다”며 “사실 이번 대회에서도 주전 골키퍼는 아니었지만, 김승규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하자 주전 자리를 꿰찼다. 다시 돌아온 그는 한국의 놀라운 역전승을 이끌었다”고 덧붙였다.사우디아라비아전 승리 직후 조현우는 “승부차기에서 막을 거란 자신감이 있었다. 분석한 대로 판단해서 세이브가 나왔다. 앞으로의 경기에서도 서로 믿으면서 좋은 결과로 끝까지 함께 하겠다”며 “골키퍼는 경기에 나가면 골을 안 먹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늘도 우리가 골을 안 먹히면 득점할 거란 믿음이 있었다. 먼저 실점했지만, 90분 동안 믿음이 있었기에 득점이 나왔다. 믿음이 승리로 돌아온 것 같아 기뻤다”고 했다.‘사랑꾼’으로도 유명한 조현우는 방송 인터뷰에서도 “경기 나오기 전에 와이프가 오른쪽으로 뛰라고 했다. 우연의 일치로 맞았다. 와이프한테 고맙다. 오른쪽으로 뛰라고 해서 고맙고, 끝까지 최선 다할 테니 응원 많이 해달라”고 말해 팬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됐다. 실제 조현우는 두 차례 승부차기 선방 모두 오른쪽으로 몸을 날려 선방해 냈다. 조현우를 제외한 한국 선수는 아시안컵 16강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공격진엔 아크람 아피프(카타르)와 우에다 아야세(일본) 야잔 알나이마트(요르단)가 선정됐고, 미드필더 자리엔 마틴 보일(호주)과 구보 다케후사(일본) 수파촉 사라차트(태국) 아지즈베크 투르군보예프(우즈베키스탄)가 이름을 올렸다. 수비수는 마이쿠마 세비야(일본) 해리 수타(호주) 에산 하지사피(이란), 골키퍼는 조현우였다.국가별로는 바레인을 3-1로 완파한 일본에서 3명으로 가장 많이 나왔다. 한국의 8강 상대이자 인도네시아를 4-0으로 대파했던 호주에서도 미드필더와 수비수 자리에 1명씩 배출했다. 8강에 오른 타지키스탄은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고, 반대로 태국의 사라차트는 팀의 16강 탈락에도 불구하고 베스트11에 선정됐다.한국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 이강인이 두 차례 이름을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렸다. 멀티골을 터뜨렸던 바레인전, 1골·1도움을 기록했던 말레이시아전 활약으로 각각 조별리그 1차전과 3차전 베스트11에 선정됐다. 바레인전에서 한국의 대회 첫 골을 터뜨리며 1골·1도움을 쌓았던 황인범도 조별리그 1차전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한국은 오는 3일 오전 0시 30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호주와 대회 8강전을 치른다. FIFA 랭킹은 한국이 23위, 호주는 25위다. 역대 전적은 한국이 8승 11무 9패로 근소하게 열세다.김명석 기자 2024.02.01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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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악연, 오심 논란도 수차례…오만 주심, 한국-호주 8강전 진행 [아시안컵]

대한민국과 호주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을 진행할 심판진이 공개됐다. 오만 국적의 아흐메드 알카프 심판이 주심으로 경기를 진행한다. 카드를 꺼내드는 횟수가 비교적 적은 편이라는 점에서 한국의 ‘경고 변수’가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문제는 수차례 오심 논란이 일었던 심판이라는 점이다. 손흥민 등 한국과도 한 차례 악연이 있었다.AFC는 오는 3일 오전 0시 30분(한국시간) 한국과 호주의 8강전을 아흐메드 알카프 주심이 진행하고, 같은 국적의 아부 바카르 알 암리 심판과 라시드 알 가이티 심판이 부심 역할을 맡는다고 발표했다. 대기심은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델 알 나크비, 비디오 판독(VAR) 심판진은 UAE 국적 모하메드 압둘라 하산 모하메드와 오마르 알 알리 심판이다.1983년생인 알카프 주심은 2010년부터 국제축구연맹(FIFA) 국제 심판으로 활동 중이다. 오만 리그를 시작으로 FIFA 월드컵 예선과 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AFC 챔피언스리그 등 아시아권 경기의 심판을 맡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경기를 진행하는 건 앞서 조별리그 우즈베키스탄-시리아전, 바레인-말레이시아전에 이어 한국-호주전이 세 번째다.경고 변수가 있는 한국의 상황을 고려하면 카드를 자주 꺼내드는 성향은 아니라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다. 앞선 조별리그에서도 우즈베키스탄-시리아전에서 두 장, 바레인-말레이시아전에서 세 장의 경고만 각각 꺼냈다. 최근 진행한 경기 이력들을 보더라도 아예 카드를 꺼내지 않은 경기들도 있을 만큼 카드를 남발하는 성향과는 거리가 멀다. 현재 한국은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핵심 선수들이 대거 경고 한 장씩을 가지고 있다. 이 경고 기록은 4강에 오르면 소멸되지만, 만약 8강에서 추가 경고를 받으면 4강에는 출전할 수 없다. 카드를 자주 꺼내지 않았던 알카프 주심의 성향은 조금이나마 다행일 수 있다.다만 수차례 오심 논란에 휩싸인 전력이 있다는 점은 다소 찝찝한 대목이다. 지난 2019년 AFC 아시안컵에서도 오심 논란의 중심에 섰다. 호주-요르단전에선 호주 로비 크루즈의 슈팅이 요르단 수비수의 팔에 맞았는데도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당시 요르단 수비수 페라스 셸바이에흐는 의도적으로 팔을 올려 공을 막았지만, 오만 국적의 이 심판은 이를 눈감아줬다. 당시 오심 피해를 봤던 호주는 이번 한국과 맞대결을 통해 알카프 주심과 재회하게 됐다.또 지난 2020년 AFC U-23 챔피언십 8강에서 태국이 사우디아라비아에 페널티킥 실점을 허용하고 져 올림픽 꿈이 좌절됐던 경기 역시 알카프 주심이 진행했다. 당초 심판은 프리킥을 먼저 선언했지만 비디오 판독을 거쳐 페널티킥으로 정정했다. 이 판정은 결국 사우디아라비아의 결승골이 됐다. 당시 사우디아라비아엔 단 한 명, 태국 선수들은 세 명이나 경고를 받은 판정 등과 맞물해 태국 언론들을 중심으로 알카프 심판을 향해 거센 불만을 표출한 바 있다. 한국 역시도 알카프 주심과 한 차례 악연이 있었다. 지난 2021년 10월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렸던 이란과의 월드컵 최종예선 원정이었다. 당시 한국은 손흥민의 선제골로 앞서고도 후반 31분 알리레자 자한바크슈에게 동점골을 허용해 1-1로 비겼다.문제는 1-1로 맞선 경기 막판 상황이었다. 수비 뒷공간을 파고든 손흥민이 공격 기회를 잡았고, 상대 수비가 걷어낸 공이 나상호에게 연결됐다. 나상호는 직접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혀 아쉬움을 잔뜩 삼켰다.그런데 주심은 한국의 마지막 코너킥을 선언하지 않고 그대로 경기를 종료시켰다. 당시 경기는 3분의 추가시간이 주어졌고, 나상호의 슈팅은 추가시간 2분 30초 정도가 흐른 시점에 나왔다. 한국에 마지막 코너킥 기회를 주고도 남을 상황. 알카프 주심은 그러나 한국이 코너킥을 준비하고, 이란 수비수들이 내려오던 상황에서 종료 휘슬을 울렸다. 중계화면 기준으로 3분의 추가시간마저 5초 정도 남은 시점에 주심의 종료 휘슬 소리가 울려 퍼졌다.한국 선수들은 물론 주장인 손흥민도 주심에게 다가가 항의했지만, 이미 경기 종료를 선언한 상황이라 번복할 수는 없었다. 한국 입장에서 알카프 주심의 호주전 배정이 썩 반가울 만한 소식이 아닌 이유다.한편 한국의 8강 상대인 상대인 호주는 앞서 조별리그 B조를 1위로 통과한 팀이다. 인도와 시리아를 각각 2-0, 1-0으로 제압한 뒤 우즈베키스탄과 1-1로 비겼다. 16강에선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를 4-0으로 대파했다. 한국보다 이틀 먼저 16강을 치른 데다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승부차기 혈투를 벌인 터라 한국의 체력적인 부담이 최대 변수로 꼽힌다. 역대 전적에서는 8승 11무 9패로 한국이 근소하게 열세다. 지난 2015년 아시안컵 결승에선 한국이 연장 혈투 끝에 1-2로 패배한 바 있다.김명석 기자 2024.02.01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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